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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속의 교훈

깨달음을 위해 태어난 자

김 기 환

 

  고타마 붓다는 부처가 되기 전 깨달음을 위하여 왕자의 지위를 버려야 했다. 그는 대궐을 나와 사방을 찾아 헤매었지만 어디서도 깨달음의 길을 알고 있는 스승을 만날 수가 없었다. 결국 고타마는 자신 속에서 그 길을 찾아야 했다. 고타마가 내린 결정은 고행이었으며 그의 고행은 6년 동안이나 계속 되었다.

 

  고타마는 그의 고행을 통하여 자신이 모르고 있었던 문제를 풀 수 있었다. 그리고 자신과의 외로운 싸움을 통해 마침내 해탈에 이르게 되었다. 그가 그토록 갈망하던 깨달음의 세계에 눈을 뜰 수 있었다.

 

 6년간의 고행으로 지칠 대로 지치고 여윌 대로 여윈 몸을 이끌고 산에서 내려와 한 보리수 나무 밑에 앉은 고타마는 명상을 할 때까지만 해도 자신이 깨달음을 완성했다는 사실을 그는 알지 못했다. 깨달음의 길이 어디에 있는지조차도 분명히 알고 있지 못했다.

 

 그가 보리수 밑에 앉아서 명상을 하다가 세상 일에 대해서 눈을 뜬 것은 그의 의식 속에 이미 해탈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 해탈은 고행 중에 존재했던 일들로 인하여 자신의 의식에 붙어 있던 업이 떨어져 나감으로써 가능했다. 즉 자신과의 싸움에서 얻게 된 불로 자신을 붙잡고 있던 업을 태워버린 것이다.

 

 분명한 사실은 고타마가 보리수 밑에서 깨달음을 얻은 것이 아니고 보리수 밑에 앉아 있을 때 그 결과가 확인되었다라는 것이다. 즉 고타마가 보리수 밑에서 명상에 잠겨 있을 당시 고행 중에 타버렸던 업의 근원이 의식으로부터 떨어져나갔다는 사실이다. 그때부터 고타마의 의식은 번뇌, 망상, 증오에서 벗어날 수가 있었고 존재하고 있는 일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는 혜안을 갖게 되었다.

 

 고타마는 깨달음을 위해서 태어난 자였다. 그가 얻은 최고의 깨달음은 한 순간에 일어나는 특정한 일들에 의해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수 많은 생 동안 그의 자신 속에 있었던 일을 통하여 얻어질 수 있는 것이다. 그러한 이유로 수 없이 많은 사람 속에서도 그에게만 그 깨달음이 있을 수 있었다.

 

 그는 자신이 깨달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매우 기뻤다. 마음은 잔잔한 호수처럼 고요했다. 존재하고 있는 일을 보면 다른 일도 알아보게 했다. 그는 비로소 법계의 일들이 세상 속의 인연을 통하여 나타나고 존재하며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자 그에게 새로운 일이 발생했다. 그때부터 그가 가진 과거 인연들이 단절되었다. 누구도 쉽게 그를 찾아오지 않았다.

 

 혼자가 된 고타마는 사람들을 찾아 넓은 세상을 끊임없이 돌아다녔다. 알 수 없는 일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를 만나려고 하지 않았다. 그는 사람들이 왜 자신을 만나려고 하지 않는지에 대한 이유를 알 수 없었다. 그는 그런 일로 얼마 동안 세상에 진리를 밝히려 하던 그의 노력에 절망을 느껴야 했다. 그는 세상에서 자신의 깨달음을 밝히는 일을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에 대한 고민에 빠지기도 했다.  마침내 그는 다시 인간 세계를 깨우치기 위해 일어섰다. 그것을 가능하게 한 것은 인간에 대한 진정한 사랑 때문이었다.

 

 그가 부다가야에서 깨달음을 완성했지만 그 인근에서는 그의 깨달음에 대한 일들을 알릴 수 있는 인연을 찾지 못했다. 상당한 시간이 흐른 후 ‘사라나드’에 이르러 몇 명의 비구를 만나 자신 속에 있던 일들을 말할 수 있었다. 그는 자신의 삶을 통해 인간 세계에 깨달음을 전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보았다. 그는 그의 깨달음으로 인하여 45년간이나 세상을 떠돌아 다녀야 했다. 그 일은 오직 인간 세계의 삶을 구하기 위함이었다. 그는 그 시간동안의 일들을 통하여 많은 가르침들을 남겼다. 그 가르침은 자신의 생각에 의존한 것이 아니라 있는 일을 보고 있는 일을 밝힌 것들이다.

 

 왜 그가 그토록 위대한 삶을 살았으면서도 그 시대의 사회로부터 대접을 받지 못했을까? 그 이유는 깨달음이 없었던 인간들의 시각으로서는 그가 말하는 진리 속에 있는 일들을 알아볼 수가 없었기 때문이거나 알아본다고 하더라도 거짓을 버릴 수 없었던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의 가르침을 받아들이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러한 이유로 그는 사람들을 찾아다니는 일로 그의 남은 생을 보내야 했다. 이러한 사실들은 우리에게 그의 위대한 생과 가르침을 보게 한다.

 

 그의 가르침은 사랑과 진실이었다. 인간의 의지만으로 어떻게 그렇게 힘든 삶을 살 수 있었는가의 의문에 대한 대답은 깨달음이었다. 그의 깨달음은 참 인간의 삶을 우리에게 보여주었다. 인간 세계가 삶의 평화와 행복을 저버린 채 살아가고 있는 현실은 가르침의 부재에서 온 것이다.

 

 오늘날 불교가 부처님의 가르침에 바탕을 두고 생겼다고 하지만 어디에서도 그분의 진정한 가르침을 발견할 수 없다. 왜냐하면 인간들은 진리 속에 있는 일들을 잊어버렸고, 그 결과 세상은 어두운 일들로 가득차 있기 때문이다. 즉 인간 세계가 사랑과 진실을 모르고 살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고타마의 삶은 참 스승의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고타마는 인간 세계에 큰 가르침을 주었다. 깨달음을 얻고 난 후, 45년간 온갖 시련을 겪으면서도 한시도 인간을 깨우치려던 일을 외면하지 않았다. 있는 일을 있는 그대로 알렸다. 그의 가르침을 통하여 깨달아야 할 일은 세상의 일이다. 즉 모든 일들은 존재하고 있는 일들을 통하여 나타나고 변화한다. 그가 이런 있는 일을 보고 세상을 법계라고 칭한 것은 세상 속에 모든 길이 있음을 알려준 것이다.

 

 깨달음이란 존재하고 있는 것들에 눈을 뜨는 것이다. 우리가 눈을 뜨지 못하는 것은 우리 자신들이 지어놓은 업이 크기 때문이다. 업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끝없는 사랑을 가져야 하고 진실에 대해서 눈을 떠야 한다. 고타마가 깨달음을 얻고 부처가 된 것은 이 가르침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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